1 00:00:00,857 --> 00:00:02,968 초등학교 교사인 제 어머님은 2 00:00:02,992 --> 00:00:07,948 제가 좋은 독서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셨어요. 3 00:00:08,352 --> 00:00:10,782 주말이면 친구들이랑 밖에서 노는 대신 4 00:00:10,782 --> 00:00:14,926 어머님이 저를 식탁에 앉혀 놓고 읽기를 가르쳤어요. 5 00:00:14,950 --> 00:00:17,306 덕분에 독서 능력은 향상됐지만 6 00:00:17,330 --> 00:00:23,060 어머님이 억지로 가르치신 거라 책 읽기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죠. 7 00:00:23,945 --> 00:00:26,340 하지만 고등학생 때 모든 것이 바뀌었어요. 8 00:00:26,364 --> 00:00:32,586 고1 때 일반 영어 수업을 듣는데, 단편 소설만 읽고 맞춤법 시험만 보는 거예요. 9 00:00:33,192 --> 00:00:36,608 수업이 너무 지루해서 다른 수업으로 바꿔 달라고 했어요. 10 00:00:36,632 --> 00:00:40,176 그래서 그다음 학기에는 우아하게 심화반에 들어갔죠. 11 00:00:40,176 --> 00:00:41,572 (웃음) 12 00:00:41,596 --> 00:00:45,408 그 수업은 소설 두 편을 읽고 독후감 두 편을 쓰는 거였는데 13 00:00:45,975 --> 00:00:49,709 이전 수업이랑 수준 차이가 너무 나서 14 00:00:49,733 --> 00:00:52,408 화도 나고 이런 질문이 생기더라고요. 15 00:00:53,503 --> 00:00:55,936 "여기 있는 백인 애들은 다 어디서 나타난 거야? 16 00:00:55,936 --> 00:00:57,078 (웃음) 17 00:00:57,102 --> 00:01:01,105 우리 학교에 70% 이상이 흑인이랑 라티노였는데 18 00:01:01,129 --> 00:01:05,639 영어 우열반에는 백인 학생들로 가득한 거예요. 19 00:01:06,361 --> 00:01:10,058 이렇게 일상화된 인종 차별을 몸소 겪고 나니 20 00:01:10,082 --> 00:01:12,740 독서에 대한 제 생각이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21 00:01:13,275 --> 00:01:17,114 학교나 교사나 커리큘럼에 의존해서는 22 00:01:17,114 --> 00:01:19,348 내가 알아야 할 걸 못 배운다는 걸 깨닫고 23 00:01:19,495 --> 00:01:23,580 현명해서라기보다는 반항심에 24 00:01:23,604 --> 00:01:26,600 누구도 제게 언제, 어떤 걸 읽으라고 25 00:01:26,600 --> 00:01:29,102 명령할 수 없다고 결심했어요. 26 00:01:29,650 --> 00:01:31,562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우연히 27 00:01:31,562 --> 00:01:35,039 어린이들이 책을 좋아할 수 있게 해 주는 열쇠를 찾았습니다. 28 00:01:35,664 --> 00:01:36,934 정체성입니다. 29 00:01:37,344 --> 00:01:43,416 독해 실력이나 수준을 높이는 데에 집착하거나 30 00:01:43,416 --> 00:01:46,242 읽기를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31 00:01:46,242 --> 00:01:49,334 잘 모르는 단어만 잔뜩 암기시킬 것이 아니라 32 00:01:49,334 --> 00:01:53,065 우리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해 봐야 합니다. 33 00:01:53,065 --> 00:01:57,757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만들 수 있을까? 34 00:01:58,555 --> 00:02:03,085 제가 뉴욕 브롱스에서 가르친 데션이라는 아주 똑똑한 1학년 학생이 있었어요. 35 00:02:03,085 --> 00:02:06,665 데션은 제게 정체성이 학습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해 줬어요. 36 00:02:06,665 --> 00:02:10,342 한번은 수학 시간에 제가 데션에게 37 00:02:10,342 --> 00:02:13,282 "데션, 너 정말 뛰어난 수학자구나!" 라고 했더니 38 00:02:13,282 --> 00:02:15,383 저를 쳐다보며 하는 말이 39 00:02:15,383 --> 00:02:18,240 "선생님, 저 수학자 아니거든요. 수학 천재거든요!" 40 00:02:18,240 --> 00:02:19,249 (웃음) 41 00:02:19,249 --> 00:02:21,643 "아 그렇구나." 42 00:02:22,234 --> 00:02:23,575 그런데 읽기는요? 43 00:02:23,579 --> 00:02:25,228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어요. 44 00:02:25,228 --> 00:02:26,868 "선생님, 저 못 읽겠어요." 45 00:02:27,326 --> 00:02:30,051 "아마 전 평생 읽는 법을 못 배울 거예요." 46 00:02:30,287 --> 00:02:32,960 제가 데션은 읽는 법을 가르쳤지만 47 00:02:32,960 --> 00:02:38,291 수많은 흑인 남자아이들이 문맹에서 못 빠져나오고 있어요. 48 00:02:38,754 --> 00:02:41,178 미국 교육부에 따르면 49 00:02:41,178 --> 00:02:45,178 4학년 흑인 남학생 85% 이상이 50 00:02:45,182 --> 00:02:47,442 읽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51 00:02:47,643 --> 00:02:49,538 85%나 된다고요! 52 00:02:50,760 --> 00:02:55,373 아이들이 읽는 것에 더 어려움을 느낄수록 53 00:02:55,373 --> 00:02:58,471 교육자는 문화적으로 더 능숙해져야 합니다. 54 00:02:59,406 --> 00:03:03,081 지난 8년 동안 투잡으로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면서 55 00:03:03,081 --> 00:03:06,049 문화적으로 능숙한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어요. 56 00:03:06,049 --> 00:03:10,040 즉 상대방에게 알려주고 싶은 지식이나 가르쳐주고 싶은 기술을 전달할 때 57 00:03:10,100 --> 00:03:15,705 상대방에게 의미가 있고 상대방의 관심을 끄는 의사소통이나 경험을 통해서 58 00:03:15,705 --> 00:03:18,344 통역하듯이 전달하는 능력 말입니다. 59 00:03:18,771 --> 00:03:21,605 전 코미디 무대에 올라가기 전 항상 관객을 분석합니다. 60 00:03:21,865 --> 00:03:23,998 백인인가? 라티노인가? 61 00:03:24,342 --> 00:03:27,675 어르신? 청년? 전문직? 보수파? 62 00:03:28,468 --> 00:03:31,058 그다음 관객의 성격에 맞춰서 63 00:03:31,058 --> 00:03:33,849 가장 웃긴 대사로 수정하는 거죠. 64 00:03:34,340 --> 00:03:37,940 만약 교회 강단에서 술집 유머를 얘기한다면 65 00:03:38,761 --> 00:03:40,905 아무도 웃지 않을 테니까요. 66 00:03:40,929 --> 00:03:42,784 (웃음) 67 00:03:42,808 --> 00:03:47,933 오늘날 우리 사회의 어린이 독서 교육은 68 00:03:47,933 --> 00:03:51,084 마치 교회에서 술집 유머를 하는 것과 같아요. 69 00:03:51,494 --> 00:03:54,532 그러고도 왜 많은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지 의아해하죠. 70 00:03:55,430 --> 00:03:58,299 교육가이자 사상가인 파울로 프레이리는 71 00:03:58,299 --> 00:04:01,555 교육과 학습은 양방향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72 00:04:01,555 --> 00:04:05,801 학생을 지식을 담기만 하는 빈 상자로 볼 것이 아니라 73 00:04:05,801 --> 00:04:08,289 지식을 함께 창출하는 협력자로 보는 것이죠. 74 00:04:09,908 --> 00:04:13,391 틀에 박힌 교육 과정과 학교 정책, 즉 75 00:04:13,391 --> 00:04:16,476 아이들이 교실에 똑바로 앉아 있어야 한다거나 76 00:04:16,476 --> 00:04:20,338 정숙한 분위기에서 공부만 해야 한다는 이러한 환경은 77 00:04:20,338 --> 00:04:26,745 아이들 개개인의 학습 욕구와 관심도, 강점 등을 배제하기 쉽습니다. 78 00:04:27,051 --> 00:04:29,418 특히 흑인 남자아이들이요. 79 00:04:29,785 --> 00:04:32,782 흑인 남자아이들에게 추천하는 아동 도서를 주로 보면 80 00:04:32,786 --> 00:04:37,539 노예, 시민권, 위인전기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81 00:04:38,049 --> 00:04:42,048 미국 학교에 흑인 남자 선생님의 비율은 2%도 채 되지 않고 82 00:04:42,048 --> 00:04:45,751 흑인 남자아이들 대부분은 독신 엄마 밑에서 자라요. 83 00:04:46,323 --> 00:04:51,018 흑인 남자 어른이 책 읽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하고 자라는 거예요. 84 00:04:52,458 --> 00:04:55,978 책 읽기를 북돋아 주는 흑인 어른을 한 번도 접하지 못하거나요. 85 00:04:57,610 --> 00:05:02,704 어린 흑인 아이가 '아 책을 읽어야겠구나' 하고 느끼게 해 주는 요소를 86 00:05:02,704 --> 00:05:07,497 도대체 우리 문화와 사회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87 00:05:07,952 --> 00:05:10,944 그래서 저는 '이발소 도서관'을 만들었습니다. 88 00:05:12,208 --> 00:05:15,748 이발소 안에 아이들이 편하게 책 읽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89 00:05:15,748 --> 00:05:18,772 비영리 문맹 퇴치 기관입니다. 90 00:05:19,787 --> 00:05:21,407 목표는 단순해요. 91 00:05:21,431 --> 00:05:24,498 어린 흑인 남자아이들이 책을 읽게 하는 것입니다. 92 00:05:25,562 --> 00:05:29,260 흑인 남자아이들 상당수가 한 달에 한두 번 이발소에 갑니다. 93 00:05:29,854 --> 00:05:33,393 어떤 아이들은 자기 아버지보다 이발소 아저씨 얼굴을 더 자주 봐요. 94 00:05:34,500 --> 00:05:38,593 이발소 도서관은 남성 중심 공간을 독서와 연결해 95 00:05:38,593 --> 00:05:42,649 흑인 남성 및 어린이들이 일찍 독서를 경험하게 해 줍니다. 96 00:05:43,511 --> 00:05:45,953 정체성에 기반을 둔 이 독서 프로그램은 97 00:05:45,977 --> 00:05:49,713 흑인 남자아이들이 직접 추천한 책으로 도서 목록을 만듭니다. 98 00:05:49,717 --> 00:05:52,544 아이들이 정말로 읽고 싶어 하는 책 말이에요. 99 00:05:54,543 --> 00:05:58,389 스콜라스틱 출판사의 2016년 어린이와 가족 독서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100 00:05:58,389 --> 00:06:04,087 아이들이 책을 고를 때 첫 번째로 꼽는 것은 101 00:06:04,087 --> 00:06:06,294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102 00:06:07,198 --> 00:06:12,742 우리가 정말로 흑인 남자아이들을 포함한 모든 아이들이 103 00:06:12,750 --> 00:06:14,711 자발적으로 책을 읽게 하고 싶다면 104 00:06:14,711 --> 00:06:18,810 초기 읽기 교육에서부터 어른들이 함께 책을 읽어야 합니다. 105 00:06:19,605 --> 00:06:24,235 아동 독서 목록에서 어른들이 좋아하는 책 대신 106 00:06:24,235 --> 00:06:29,090 웃기고 재밌는, 아니면 좀 "지저분한 그레그" 같은 책도 읽게 해줘야 해요. 107 00:06:29,114 --> 00:06:33,208 (웃음) 108 00:06:33,738 --> 00:06:38,801 "여러분에겐 더러운 코딱지이지만 그레그에겐 달콤한 사탕이에요!" 109 00:06:38,825 --> 00:06:40,118 (웃음) 110 00:06:40,142 --> 00:06:44,086 방금 여러분의 그 웃음, 긍정적 반응 111 00:06:44,110 --> 00:06:46,541 아니면 조금 역겨워하시는 몇 분들의 반응 말이죠. 112 00:06:46,565 --> 00:06:47,732 (웃음) 113 00:06:47,756 --> 00:06:51,775 흑인 남자아이들이 간절하게 원하는 게 바로 그거예요. 114 00:06:53,082 --> 00:06:57,536 미국 교육을 병들게 하는 야만적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115 00:06:57,536 --> 00:07:01,180 모든 아이가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는 116 00:07:01,180 --> 00:07:04,555 책 읽기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117 00:07:05,401 --> 00:07:06,871 "책 읽는 게 좋아요!" 118 00:07:07,175 --> 00:07:08,357 감사합니다. 119 00:07:08,381 --> 00:07:13,459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