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쓰레기통에서 먹다 남은 치킨을 먹는 걸 보신 거예요
야 어디서 저런 거지 같은 XX를 데리고 와서
저 보라고 손가락질하면서 저를 거지라고 한 것도 슬펐고
그러면서 아 내가 이거 해서 뭐 하나
근데 그게 어머니가
빽가 | 코요태 멤버, 포토그래퍼
좋아하고 잘하는 일로 버티면, 기적이 찾아옵니다
인사부터 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코요태 래퍼 빽가이자 포토그래퍼 바이백으로 활동하고 있는 백성현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제가 가수 일도 하고 있고
또 이제 사진가의 일도 하고 있고
그리고 사업으로도 좀 그래도 많은 일을 좀 하고 있어요
그래서 친구들이 너는 정말 재능이 많다
너는 뭐 이렇게 하는 것도 많고 뭐 돈도 많다
막 이렇게 보고 되게 부러워하는 분들이 좀 계셔요
근데 사실 저는 좋아하고 잘하는 게 많지 않아서
좋아하고 잘하는 걸 오래 하는 사람이에요
제가 그래왔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고
어떤 것들이 저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방금 제가 말한 좋아하고 잘하는 게 어떤 것이길래
제가 여기까지 왔는지를 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저는 어린 시절에 좀 가난하게 살았어요
지금 제 친구도 이런 얘기 하면 야 우리 때 이런 일이 있었어 할 정도로 좀 어렵게 살았는데요
저는 이제 그 당시 때 이태원이라는 동네에 살았어요
어릴 때부터
근데 소위 좀 어려운 친구들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좀 위험한 우범지대였어요
근데 보시다시피 길가에 있어요 저희 집 화장실이
그러니까 지나가던 사람들이 뭐 마음먹으면 그냥 화장실 들어올 수 있는
무슨 공중화장실처럼 되어 있었는데
이게 누가 들어올까 봐 무서운 거예요
그러니까 이제 볼일도 마음대로 못 보는 거죠
그래서 항상 한 손으로는 코를 막고 한 손으로 문고리를 잡고 있었어요 이렇게
그래서 나는 이다음에 커서 부자가 되면 꼭 화장실이 문이 잠길 수 있고
물이 내려가는 데 살고 싶다는 생각을 그 나이 때부터 한 거예요
8살 9살 때부터 저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치킨입니다
정말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치킨이고
그중에서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치킨이 페리칸 치킨, 새 펠리컨 같은 치킨 있잖아요
그게 저 9살 때인가 아마 방송에서 갑자기 양념치킨이라고 막 그 최양락 선배님이 아시죠
페리카나 치킨이~
예 알잖아요
그게 나오는데 와 저런 게 있어
치킨에 양념 너무 먹고 싶은 거예요
진짜 너무 먹고 싶은 거예요
그 어린 나이에
그러다가 이제 부잣집 친구 집에 놀러 갈 일이 있었는데, 근데 이제 소파 이렇게 앉아 있는데
이 옆에 현관 입구에 페리카나 치킨 그 봉투가 이렇게 있는 거예요
그런데 이제 이게 보니까 이제 다 먹고 버리려고 앞에 내놓은 건데 이 냄새가 너무 궁금한 거예요
그래서 이거를
이제 9살 때거든요
이걸 이렇게 열었어요
냄새가 장난이 아닌 거야
뭔가 이 달콤하고 막 감칠맛 나는 그 MSG 향이 너무 많이 올라오니까
제가 이거를 먹으면 안 되는데 천사와 악마가 싸우잖아요
야 안 돼 먹지 마
야 맛만 봐
먹지 마
안돼 야 먹어야 돼
이렇게 싸우다가 제가 그걸 잡았어요
그래서 그들이 먹다 남은 뼈에서 양념 맛을 좀 느껴보고 싶어가지고 이렇게 막 먹고 있는데
갑자기 으악 비명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그 친구의 어머니가 나왔다가, 제가 쓰레기통에서 먹다 남은 치킨을 먹는 걸 보신 거예요
근데 그게 어머니가
저한테 야 어디서 저런 거지 같은 새끼를 데리고 와서
저 보라고 그래서 제 친구한테 손가락질하는 거죠
먹는 거 보라고 저 우리가 먹은 쓰레기 쟤 먹고 있지 않냐고
그 너무 창피한 거예요
그 어머니가 손가락질하면서 저를 거지라고 한 것도 슬펐고
제 친한 그래도 친구였는데 그 친구가 저를 이제 거지로 보고 어머니가 너 쟤랑 놀지마 했으니까
나는 친구를 또 잃을 거가 걱정되는 거예요
나는 단지 그 치킨이 너무 궁금해서 맛을 본 거였는데
저는 친구도 잃고 거지가 되고 막 짓밟힌 느낌이 들었고
진짜 한 시간 넘게 울다가 그냥 그렇게 집에 들어갔어요
저는 그렇게 이제 어린 시절을 자랐고
제가 근데 유일하게 이태원 살면서 좋았던 거는
춤추는 거 하고 사진 찍는 걸 좋아했어요
저희 집이 가난했는데
그 디젤 카메라가 하나 있었어요
그거를 이제 집에 있는 카메라를 들고 나가서 그 친구들을 막 찍어주는 거예요
그러면 이제 막 포즈는 뭐 막 이렇게 수건으로 막 슈퍼맨하고 날아 차기 하고 뭐 다 그런 거죠
근데 그거를 이제 다 찍고 엄마한테 인화를 뽑아달라고 하면 엄마가 이제 한번씩 뽑아줬어요
그럼 제가 이걸 가지고 동네에 나가면 친구들이 다 저한테 모이는 거예요
뭔가 내가 약간 주인공이 된 듯한
그리고 제가 찍어준 사진을 보면서 애들이 막 즐거워하는 거야
그러면 나는 저거 내가 찍은 건데 얘네들이 좋아하네
그때부터였어요
내가 사진을 찍은 걸 사람들이 좋아하는구나
내가 주인공이 되고 내가 누군가를 기쁘게 해줄 수 있는 일이 있구나
그래서 제가 그때부터 나는 사진가가 되어야지
중학교 때부터 사진가를 꿈꾸며 사진을 공부했고요
지금 뒤에 보이는 게 1997년 4월 26일 용산가족공원에서 첫 작품이라고 쓰여 있잖아요
저게 이제 제가 처음으로 현상하고 인화해서 만든 제 첫 작품이어서 제가 저렇게 써놨어요
그래서 저 때부터 이제 사진가의 꿈을 꾸면서 계속 사진을 열심히 공부했죠
그러다가 대학교를
가고 싶은 학교를 이게 몇 군데 들어갔는데
어머니가 이제 말씀하시는 거예요
성현아 대학교 너무 축하한다
근데 내년에 가면 안 될까 딱 그러는 거예요
보통 원래 드라마 같은 데 봐도 어머니가 아무리 힘든 일을 하시고 그래도
대학교 등록금 같은 건 딱 미리 마련해 주시고 막 그런 영화나 드라마가 있잖아요
저희 집은 또 그런 게 아니었어요.
그냥 진짜 없는 거였고
음 알겠어요. 알겠어요. 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했는데
그거를 그런 돈 때문에 포기를 당하니까 제 과거가 다 부정당한 느낌이었단 말이에요
그러면서 아 내가 이걸 해서 뭐 하나
그치 이렇게 열심히 해 가지고 내 목표에 성공했는데도 나는 들어갈 자격도 안 되는
돈이 없으니까 자격이 없는 거죠 안 되는 사람이니까
그래 사진 이거 뭐 그냥 소위 돈 있는 새끼들이나 하는 거지
나같이 가난한 새끼가 뭔 사진이야
결국 이제 사진 다 접었어요
카메라 다 팔고
그리고 내가 할 줄 아는 건 춤밖에 없으니까 그냥 계속 춤을 췄습니다
소위 몸빵
너무 좋은 거예요
내가 노력한 만큼 돈을 벌 수 있고
네 그래서 저는 이제 백댄서 생활을 했어요
JYP라는 회사가 처음 설립될 때
비, 박지윤, 박진영 이런 분들의 안무팀을 하면서
그냥 백댄서로서 되게 춤을 추는 사람으로서 되게 만족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우연치않은 계기에 누군가가 이제 오디션을 한번 봐라 그래서
내가 뭔 오디션을 보냐 나 춤밖에 못 추는데
그래도 한번 봐라 해 가지고 오디션을 보러 갔던 곳이 코요태 사무실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에 객원 래퍼로 한 번만
한 앨범만 참여하는 걸로 했는데
생각보다 그땐 코요태가 인기가 너무 많을 때니까
데뷔하자마자 맨날 1위 하고 방송에서도 너무 많은 섭외가 들어오고
그러면서 연예인이 되게 괜찮구나
돈도 잘 버는 거예요
저 같은 사람이 하루에 막 그렇게 돈을 버니까 정산을 받는데 안 믿기는 거야
이게 말이 돼
객원 래퍼 앨범이 끝났는데
회사에서 멤버들하고 사장님이 너 정식 멤버로 한번 할래 제의를 하신 거예요
당연히 오케이를 했고
그때부터 이제 제가 코요태에 정식 멤버로 들어가서
계약금이라는 게 있어요
계약금을 받아서 어머니 다 드리고 한 10%를 남겼어요
이걸 가지고 뭐하지
친구들하고 좋은 데 가서 근사한 데서 술을 마실까 아니면 좋은 차를 사 막 이러고 있는데
제가 어디에 가 있냐면 제가 그때 고등학교 때 쓰던 그 카메라랑 필름을 다시 샀어요
그냥 필름으로 사진을 계속 찍었어요
계속 찍고 그전에 쓰던 예전에 싸이월드 아시죠
근데 이제 저는 이제 오락을 잘 못해요
근데 종민이 형이 스타크래프트를 잘해서
종민이 형 따라서 피시방을 갔는데 종민이 형은 계속 오락하고
난 할 게 없어가지고 그냥 뭐 이렇게 테트리스나 하고 이러고 있는데
옆에 사람이 사진을 막 올리고 막 글을 쓰는 거예요
이게 뭐예요? 그랬더니, 싸이월드래요.
오케이 그럼 내가
난 사진을 찍으니까 사진을 찍고 그냥 뭐 내가 생각나는 글을 써야겠다
그래서 이름을 뭘로 할까 하다가
Photo by 원래 누구누구 하잖아요
그래서 백씨니까 숫자 100, 그래서 by100이라는 그 필명을 갖고
싸이월드에다가 이제 사진이랑 글들을 조금씩 올리기 시작했는데
그때는 막 방문자 수 이런 거 하잖아요,방명록이랑
근데 이게 퍼가요 이런 거 스크랩도 엄청 많이 그러니까
처음에는 몇 개 안 됐던 것들이
어느 순간에는 정말 몇 천 명씩 오가고 막 너무 많은 제의가 들어오는 거예요
그러다가 쪽지가 온 거예요
여기 Vogue 매거진인데 일반인 사진가 분들 중에 사진이 좀 좋으신 분들을 싣는 코너가 있는데
by백님의 사진을 좀 싣고 싶다
사진가가 꿈이던 친구한테 정말 사진으로만 인정을 받아서
Vogue라는 세계적인 매거진에 제 사진이 실린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실제로 이제 사진이 실리고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다음 달에 그 에디터분이 연락이 온 거예요
저희 편집장님께서 빽가씨 사진이 너무 좋은데 정식으로 포토그래퍼로 데뷔를 하시면 어떨까요?
라고 하는 거예요
내가 Vogue에 포토그래퍼로 데뷔를 한다고
이게 말이 됩니까?
그래가지고 알겠습니다, 너무 영광입니다하고
8페이지짜리 화보를 받았어요
첫 화보의 모델이 에픽하이 타블로였습니다
그때 타블로의 자켓을 화보를 찍었는데
에픽하이의 앨범 자켓을 찍어달라고 연락이 온 거예요
그래서 에픽하이를 찍었죠
그랬더니 얼마 있다가 넬이라는 그룹에서 앨범 자켓을 찍어 달래요
그러더니 자우림, 비 뭐 김태우 너무 많은 가수분들이 이제 일이 오기 시작하고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VOGUE에서 ELLE로
코스모폴리탄, BAZAAR 너무 많은 매거진들이 저한테 일을 주기 시작하고
그래서 그때 제 전 재산을 털어가지고 가로수길에다가 '스튜디오 by백'이라는 곳을 오픈하고
지금까지 계속 사진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렇게 해서 너무 너무나 코요태로서도 잘 되고
포토그래퍼 by백으로서도 승승장구 하려다가 제가 한번 아프기 시작합니다
29살에 자꾸 기절을 하는 거예요
저는 그냥 피곤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너무 쓰러지다가 교통사고가 났는데
엑스레이 찍으러 병원 갔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뭐 CT를 찍어보재요
그래서 왜요 그랬더니, 뭐가 보이는 거 같대
그리고 이제 너무 궁금하잖아
그리고 이제 간호사분께서 뭐 백성현 환자 뭐 들어오세요
이제 의사 선생님하고 딱 앞에 앉았죠
"빽가씨 뇌종양입니다. " 그러는 거예요
제가 의학적 지식이 없어서 정확히 뭔지 모르겠지만
뇌종양, 심장병, 백혈병 이런 건 뭔가 되게 암 그런 거 되게 큰 병 아닌가요 그랬더니
저 사진을 보여주시는 거예요
제 머리에 저 만한 크기의 암이 있다고 그러는 거예요
난 뇌종양이야 상상도 할 수 없었죠
너무 건강했으니까
얼마나 무서워요
그런데 안 그러면 제가 뭐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요
예, 알겠습니다 해 가지고 이제 급하게 수술 날짜를 잡고
수술 전날 수술 동의서라는 거를 쓰는데
어머니 아버지가 그 옆에서 이제 그거를 해야 해요
내가 죽어도 책임 없다. 사인을 해야 하는데
그런 거를 하게 하는 게 너무 괴로운 거예요
그렇지만 뭐 방법이 없으니까 그렇게 수술을 했고
저는 건강해졌습니다
그리고 나서 얼마 있다가 어떤 카메라 회사에서 연락이 와요
라이카 카메라에서
저한테 라이카의 최초의 아시아 모델이 됐다고 그래서
제가 이번에는 독일로 가서 라이카 회장님을 만납니다
하나같이 저 분하고 같이 만나서 식사를 하고 미리 카메라를 받고
그래가지고 전시를 하고 그리고 지금 제가 포토그래퍼로서의 제가 지금 되어 있어요
뭐 코요태도 당연히 지금 너무나 저희는 20년 넘게 많은 분들이 사랑을 해 주셔서 잘하고 있고요
저는 지금 치킨을 반반 안 먹습니다
한 마리 한 마리 시킵니다
이제 그 정도 플렉스를 해요
저보다 돈 더 많으시고 훨씬 유명하신 분들 많아요
하지만 제가 원했던 제 바램과 제 꿈은
화장실이 있는 집
그리고 치킨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재력이 되는 부자
저는 부자예요
전 지금 화장실이 집에 두 개 있습니다
화장실 두 개 있고, 치킨 반반 안 시켜 먹어요
한 마리 한 마리 시켜 먹습니다
이 정도면 완전 성공했죠
저는 너무 만족하고 살구요
너무 충분해요
좋아하고 잘하는 게 많지 않아서 좋아하고 잘하는 걸 오래 한 사람입니다
저 지금도 사진 찍고 있고, 지금도 춤추고 있어요
이 정도면 열심히 한 거 맞죠
여러분들도 지금도 꿈이 있으시고 하고 싶으신 게 있을 거예요
했다가 그만둔 것도 있고
근데 한번 내려놓고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가 내가 진짜 잘하는 게 뭔가
그걸 정하면 그걸 가야 돼요
적어도 오늘 제 얘기를 들었다면 저는 여러분들이 그렇게 되시길 바래요
버티고 포기하지 않고 우여곡절 끝에 제 삶에 만족하게 된 이야기
지금 분명히 힘든 분들 계실 거예요
고민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 없으니까
제 얘기를 듣고 그 고양이와 맞닥뜨렸던
그 치킨을 먹고 울면서 집에 갔던
코 막고 화장실을 잡았던 그 소년이 여기 있습니다
저를 보시고 제 이야기에 여러분들이 힘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